현장실습 수기공모전

미리 내다보았던 나의 미래

작성자
화학과 이○경
조회
60

성명: 이○경

소속: 화학과

실습기관: 한국한의약진흥원


1. 한번 경험해보자!

  3학년 1학기에 수강했던 분석화학실험의 실험 주제 중 비타민 C의 정량의 내용의 결과 보고서를 작성하며 수득률을 계산하던 중에 비타민 C의 수득률이 99.98%가 나왔습니다. 당시 밤을 새우며 피곤한 상황이었지만, 그 끝에 높은 수득률을 얻고 짜릿함을 느끼며 사실 간단한 실험이었지만 그 순간은 내가 마치 연구원이 되어 하나의 프로젝트를 완성한 듯한 뿌듯함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때의 감정을 잊지 못하여 4학년 졸업 논문을 분석 화학 랩 실에서 쓰자고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심해지는 코로나로 인해 모든 수업이 비대면으로 바뀌어 직접 실험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때문에 분석 화학 실험을 직접 해보지 못한 상황 속에서 내가 너무 경험 없이 졸업 논문 랩 실을 결정한 것은 아닌가, 졸업 논문에 따라 대학원이 결정될 확률이 높기에 더욱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때, LINC+사업단을 통해 한국한의약진흥원에서 성분 분석 분야의 인턴을 모집한다는 공지를 보게 되었고 수업을 제대로 못 하는 상황에서 학교에 다니는 것보다는 직접 현장에서 분석 실험을 경험 해보자 라는 마음을 가지고 지원하여 6개월의 인턴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 내가 몰랐던 세상

  한국한의약진흥원은 말 그대로 한국에 한약재를 이용한 한의약 제품들을 개발 및 홍보하여 국민들의 건강을 증진 시키고 더 나아가 전 세계에 우리나라의 한의약의 우수성을 알리는 목적을 갖는 진흥기관입니다.

  저는 한의약진흥원의 여러 파트 중에 한약재의 성분을 분석하는 성분 분석파트에 소속되어 있었습니다. 저희 파트에서 하는 가장 주된 업무는 한약재를 각 용매에 추출하고 추출물을 다시 농축하여 어느 용매에 추출시켰을 때 어떠한 성분이 많이 얻어지는가에 대한 실험이었습니다.

 학교 실험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커다란 분석 기계들 예를 들면 HPLC, MC, LC, 여러 크기의 농축기들, 추출기, 그리고 동결건조기까지..! 분석화학 강의 시간에 들었던 거의 웬만한 기계들은 다 있었습니다. 또한 실험실에서 초자 기구 세척에 사용되는 소니케이션과 식기세척기, 학교에서는 대학원생 선배들만 사용할 수 있었던 피펫들과 기구들이 사용하기 좋게 준비되어 있어 전처리를 할 때나 용매를 희석할 때 더욱 정밀하고 정확하게 실험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실험실 관련 서류 작업, 논문 조사, 시료를 얻기 위한 여러 업체와의 연락 등을 통해 실제 실험실 현장은 어떠한 방법으로 진행되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해 깊숙이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여러 졸업 논문 작성을 앞둔 상황에서 시료에 관한 국내외 논문들을 찾아보며 내가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어떠한 사이트를 이용해야 하며 내가 찾고 싶은 주제를 얻기 위해서는 어떤 방식으로 검색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익숙해질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연구원을 꿈꾸고 있는 대학생으로서는 정말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아마 현장실습을 선택하지 않고 학교에 다니고 있었으면 절대 해보지 못했을 경험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3.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처음 실험실에 들어가서 배웠던 기기는 감압 농축기입니다. 감압 농축기는 추출 용매를 낮은 압력과 높은 온도를 이용하여 용매는 증발시키고 필요한 추출물만 남겨 분리하는 기기입니다.

 처음 연구실 선생님들이 농축기를 다루는 모습을 보았을 때 그 모습이 너무 능숙하고 기기 작동 중 발생하는 돌발 상황에 당황하지 않고 대처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이 모든 것이 정말 신기하고 부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제 마음을 눈치 챘는지 선생님들은 저희에게 농축기 작동법을 알려주시고 그다음 진행되는 추출물의 농축을 완전히 맡기셨습니다. 농축기는 작동되는 동안 배쓰의 온도, 칠러의 온도, 농축되고 있는 압력 모두를 신경 써야 했는데 농축기를 처음 다뤄보는 저는 장비를 켜는 순서부터 헷갈리고 추출물을 더 추가할 때 압력을 끝까지 신경쓰지 않아서 넘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해 장비 하나를 작동시킬 때 발생하는 변수는 제가 생각했던 범위 외의 것들이 매우 많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마다 선임 연구원 선생님들의 대처 행동을 보면서 배웠고 그 이후엔 초자 기구가 깨지거나 용매가 피부에 튀거나 용매가 넘치고 흘러나올 때 등 웬만한 돌발 상황에는 당황하지 않고 안전하게 대처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인턴 기간이 끝날 때 즈음에는 같은 실험실에서 인턴을 했던 언니와 우리나라 실험실 인턴 중에서 농축기 제일 잘 다루는 인턴은 우리라며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할 만큼 처음 보며 부러워했던 능숙한 선생님만큼 실험실에 잘 적응하며 능숙한 실험을 하는 인턴 연구원이 되어갔던 것 같습니다.

 

4. 내가 계획하고 내가 하는 실험

  학교에서 진행되는 실험은 조교 선생님과 교수님, 그리고 실험 교재에서 시키는 대로의 실험 과정을 통한 실험이기 때문에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현장에서 하는 실험은 실험자의 재량으로 실험 과정을 진행하기 때문에 내가 아는 이론을 최대한 활용하여 내가 할 실험의 목적을 생각하며 실험을 계획해야 하는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처음엔 헷갈리고 어려워서 용매를 10배 더 넣어버리기도 하고 0.1배 덜 넣어버리기도 하는 등 실수를 많이 했지만, 선생님들의 조언을 들어가며 차츰 수월하게 실험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학교에 다니며 여러 이론을 배웠지만, 실험실에서 원리를 적용해가며 기기를 직접 다뤄보는 것이 훨씬 이해가 수월하고 확실한 습득이 된다는 것을 경험하였습니다. 그렇기에 앞으로도 한약재의 성분 분석을 어떻게 하는 것이냐 누군가 묻는다면 확실하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겠다는 확신 또한 들었습니다.

 

5. 앞으로 나의 방향

  인턴 생활 동안 또래보다 좀 더 빨리 사회생활을 경험해볼 수 있었다는 큰 소득을 얻었습니다. 6개월 간 상사와의 관계, 동료들과의 관계, 업무 처리 방법, 실험 중 위급상황 등에 있어서 크고 작은 여러 상황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덕분에 사회생활이 처음인 이번 인턴 기간에는 미숙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었지만, 본격적인 직장인이 되었을 때 더 신중하고 능숙하게 성숙한 대응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번 현장실습을 통하여 남들보다 인턴이라는 한 분야에서만큼은 더 다양한 경험을 하였기에 이러한 점이 나중에 학교, 직장에서 실험실 생활을 함에 더욱 합리적인 선택을 할 폭이 넓어졌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어떠한 상황에든 대처할 수 있는 잠재력 또한 기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을 것입니다.

  저는 이제 4학년이 남았으므로 올해 학교에 다닐 예정이며, 분석 랩 실에서 논문 작성을 앞두고 있습니다. 제약 연구소에서의 분석 실험을 목표로 두고 학부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하여 학업에 더욱 매진할 것입니다.

  지난 6개월은 저에게 있어서 학업에 더욱 매진할 수 있게 하는 촉매 작용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짧지만 길기도 했던 인턴 기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실험을 하여 자랑스러운 과학자가 되기 위해 열심을 다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